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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체트병, 도대체 어떤 병인가?

증상·원인·대표 혈액검사까지 완전 정리**

베체트병은 병원에서 자주 듣는 병명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국내에서도 꾸준히 발견되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내가 의료재단에서 일하며 각 병원을 다니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베체트병 의심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증상이 너무 다양해서 원인을 찾기 힘들다”며 고생한다는 것이다. 단순 구내염부터 혈관 염증, 관절 통증까지 영역이 너무 넓기 때문에 제대로 진단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도 많다.

이 글에서는 베체트병의 핵심 정보와 더불어, 실제 병원에서 많이 진행되는 혈액검사·유전자검사·면역검사 해석까지 한 번에 정리해본다.

 

 

베체트병, ‘진짜 진단’은 이렇게 합니다|혈액검사·HLA-B51 정리

**1. 베체트병이란?

— 점막·피부·혈관·눈까지 공격하는 전신 염증 질환**

베체트병(Bechet’s disease)은 자가면역계 이상으로 인해 온몸에 반복적인 염증이 생기는 만성 질환이다.
주요 특징은 다음 네 가지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1. 구강 궤양(아프타성 구내염) – 거의 모든 환자에서 발생
  2. 생식기 궤양
  3. 눈의 염증(포도막염)
  4. 피부 병변(결절홍반·여드름 양 발진 등)

여기에 관절염, 혈관염, 신경계 염증까지 나타나면 증상은 더욱 복잡해진다.


**2. 왜 생기는가? (원인)

— 유전 + 환경 + 면역 반응의 복합 작용**

의학적으로는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병원과 교수님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유전적 소인 – HLA-B51

베체트병 환자들의 상당수에서 HLA-B51 유전자 양성이 확인된다.
유전자 자체가 병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발병 위험을 높이는 인자로 알려져 있다.

2) 면역계 과민 반응

일반적인 염증 반응이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정상조직까지 공격하는 면역 오작동(auto-inflammation)**으로 이어진다.

3) 환경 요인

스트레스, 감염, 호르몬 변화 등이 발병 또는 악화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3. 베체트병의 주요 증상

증상은 개인차가 매우 크지만, 가장 흔한 형태는 다음과 같다.

구강 궤양(아프타)

입안에 반복적으로 생기는 물집·궤양으로, 통증이 심하고 자주 재발한다.

생식기 궤양

남녀 모두 발생 가능하며, 흉터로 남는 경우가 많다.

피부 병변

결절홍반(빨갛게 부어오른 단단한 혹), 여드름 모양 발진 등.

안구 침범(포도막염)

눈의 통증·시력저하가 나타나며,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시력 손상 위험이 있다.

관절염

무릎·발목 통증이 대표적이다.

혈관 침범(베체트 혈관염)

정맥·동맥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혈전·부종·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4. 베체트병 진단: 임상병리 검사가 중요한 이유

베체트병은 단일 검사로 진단되지 않는다.
즉, 특정 검사가 “양성 → 베체트병 확진”이 되는 구조가 아니다.
임상적으로 증상 + 다양한 검사들을 조합해 진단한다.

내가 현장에서 매일 마주하는 검사들이 바로 아래와 같은 항목들이다.


1) HLA-B51 유전자 검사 (유전검사)

  • 베체트병 위험도를 높이는 대표 유전자
  • 양성이라고 해서 무조건 베체트병은 아니지만, 진단에 중요한 참고자료
  • 음성이라고 해서 배제되는 것도 아니다

병원에서 의사가 “진단이 애매할 때” 많이 의뢰하는 검사 중 하나다.


2) CBC (전혈구검사)

염증이 심할 때는

  • 백혈구 증가
  • CRP 또는 ESR 상승
    이 자주 동반된다.

나는 접수 업무를 하면서 베체트 의심환자 검사지를 보면 거의 항상 ESR, CRP가 함께 요청된다.


3) CRP, ESR (염증 지표)

  • CRP(C-반응단백): 급성 염증에 민감
  • ESR(적혈구침강속도): 만성 염증 경향 평가

베체트병은 전신 염증질환이기 때문에 flare(악화) 시 이 지표들이 확연히 상승하는 편이다.


4) 면역·자가항체 검사

베체트병은 전형적인 자가면역항체가 특정하게 검출되는 질환은 아니다.
ANA, ANCA 등이 대부분 음성인데, 이 점이 오히려 진단에 참고가 된다.
(류마티스 관절염·루푸스 등과 감별 가능)


5) 피부과적 검사 – 피부 과민반응(패터지 테스트)

팔뚝 피부를 바늘로 살짝 찌른 뒤 며칠 뒤 염증 반응을 확인하는 검사.
베체트병 환자에게서 양성률이 높다.


5. 치료는 어떻게 하나?

베체트병은 완치보다 증상 조절과 염증 억제가 목표다.

💊 약물치료

  • 스테로이드
  • 면역억제제(AZA, CyA 등)
  • TNF-α 억제제(생물학제제)
  • 콜히친(관절·피부 병변 개선)

안구 침범이 있을 때는 면역억제제가 더 적극적으로 사용된다.


6. 의료재단 직원으로서 느낀 점 (내 경험)

병원을 다니며 베체트병 의심환자 검사를 접할 때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의사들이 매우 다양한 검사를 한 번에 요청한다는 점이다.

CBC, ESR, CRP는 기본이고
HLA-B51, ANCA, ANA, 간기능, 신장기능, 심지어 혈전 관련 검사까지 포함되는 경우도 많다.

이는 베체트병이 워낙 전신성 질환이다 보니
특정 장기만 보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염증 반응”을 함께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데이터를 보다 보면
염증수치가 flare 시기에 크게 튀는 경우가 꽤 많아
환자가 겪는 증상의 변동성과 검사결과가 상당히 잘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7. 마무리 — 베체트병은 조기 진단이 관건

베체트병은 흔하지 않지만, 진단이 늦어지기 쉬운 질환이다.
증상이 워낙 다양하고 염증이 여기저기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복적인 구강 궤양, 피부병변, 눈 통증 등이 계속된다면
조기에 진료를 받고 혈액검사·유전자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심될 때 빨리 확인하는 것,
그리고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결국 삶의 질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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